메인메뉴 바로가기본문으로 바로가기

개념어 암중모색

홈으로 이동 게시판개념어 암중모색

소수자-되기

  • 작성자 철학과
  • 등록일 2024.12.05
  • 조회수 247
  • 작성자 신지영

IMG_120301890.png

카프카, 1883~1924



소수자-되기 Becoming-minor/monirity (Devenir-minoritaire)



소수자-되기devenir-majoritaire 개념은 <소수><되기>라는 두 개념이 결합된 개념이다

다수majeur, 다수자majoritaire는 표준과 상수에 관련하며 다수적 사실은 표준적 인물Personne로부터 나오는 분석적 사실이고

소수mineur, 소수자minoritaire는 표준으로부터 일탈하는 모든 되기devenir를 가리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잠재적으로 되기devenir potentiel가 된다

그러므로 다수자-되기는 없다.



(1) 소수/소수자 :


<소수>라는 개념은 애초에 들뢰즈와 가타리가 1975년 카프카에 관한 저서를 집필하면서 형식화한 <소수 문학littérature mineure> 개념으로 등장했다.  

<소수자-되기>천개의 고원에서 소수 개념이 좀 더 일반적인 사유의 영역으로 그 쓰임새가 이동한 지점에서 등장한다

소수는 그러므로 우선은 소수문학의 두드러진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뒤플레이는 이를 세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첫째 소수문학은 언어에 대한 모든 할당과 통제의 사용법으로부터의 도주 혹은 탈영토화에 기반한다

둘째 다수문학은 정치-사회적 관계를 개인으로부터 분리된 배경으로 보는 데 반해

소수문학은 언제나 정치-사회적 관계에 대한 개인의 예속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다.

셋째 그러므로 소수문학은 집단으로부터 분리된 개별 발화라는 것은 없으며 

개인은 언제나 집단적인 발화의 조건을 갖는다고 본다

, 소수문학은 민중의 것이다.  


(2) 되기와 소수자의 개념적 일치 :


언어가 다수와 소수에 연결된다고 하면 우리는 즉시 이를 표준어와 비표준어

(이를테면 방언, 사투리 등)에 연결하기 쉽다.

[사실 방언과 사투리는 그 자체로 이미 재영토화된 것들이다.(천개의고원, 202)

그러나 다수와 소수는 두가지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두 가지 사용 또는 두 가지 기능을 규정하는 방식”(『천개의고원』, 200)이다

, 그것은 언어의 기표적이고 의미작용적인 사용 과 강도적인 사용을 대비시키는 개념이다.(『카프카』. 35) 


이 개념은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여 일반화되며

음악, 문학, 언어학을 참조할 뿐 아니라 법률, 정치도 참조한다

상수 또는 표준을 이성애자-유럽인-표준어 사용자-도시 거주자-성인-남성-백인이라고 상정해보자...

성인 남자 인간(l’homme)은 모기, 아이, 여자, 흑인, 농부, 동성애자 등보다 수적으로 적더라도 다수majorité이다”(『천개의고원』, 203) 


소수자가 된다는 것은 표준화된 할당과 통제로부터 벗어나기

개인의 발화조건이 정치-사회적인 발화의 조건으로부터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 인지,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집단발화의 조건 마주하기

매 순간 개인의 권력에의 예속 대면하기 등의 활동 또는 과정 그 자체이다.


(3) 되기 :


그러므로 소수자-되기는 어떤 남자가 성전환에 의하여 여자가 된다든지

어떤 사람이 특정 동물을 흉내낸다든지

도시 비대화에 대항하여 지역주의를 도입한다든지 하는 

어떤 실체적으로 확인되는 소수를 재생산하거나 그 소수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다


알베르틴이 항상 꽃을 흉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움과 피부의 입자가 그녀를 분자적 식물의 영역에 가져다 놓는 

휴식과 운동의 관계 속에 들어가는 것은 그녀가 잠들 때, 그리고 그녀가 졸음이라는 입자들로 구성될 때이다”(『천개의고원』, 337) 

그녀의 졸음, 잠듦, 피부의 입자들, 꽃의 선, 꽃의 정지와 움직임, 강도 등은 소위 분자적으로, 

하나의 되기의 블록을 이루면서 절차를 생략한 채 서로의 포획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그러므로 되기는 잠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하나의 과정이고, 부분들의 직접적인 만남과 생성이다.



(4) 일반적인 오해


되기는 실체적 존재들이 서로를 흉내내거나 닮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저자들이 여러차례 언급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개념은 자주 오해되고 왜곡되어 사용된다.

그들이 되기와 함께 언급하는 여러 개념들

이를테면 여성-되기, 동물-되기, 분자-되기 등의 개념들은 모두 소수자-되기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데 되기 앞에 붙는 여성, 동물, 분자 등의 개념을 실체적인 존재로

즉 명사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오해는 불식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또 다른 많은 오해를 일으킨다

중심과 표준, 할당과 통제를 벗어난다는 명목하에 방언과 같은 소수어 사용 운동

게토나 지역주의를 부활시키거나 활성화하는 운동(『천개의고원』, 205), 

생물학적 여성만을 여성으로 인정하는 페미니즘의 얼굴을 한 거꾸로된 파시즘

동물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 등이 그러한 왜곡의 전형들이다

지역주의는 또하나의 중심을 만드는 것일 뿐이며

생물학적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는 또 다른 얼굴의 성차별이고

종차별을 극복하겠다는 동물권에 대한 강조는 새로운 종차별을 낳을 뿐이다

소수자-되기는 그 어떤 표준화도, 통제에 의한 의미의 할당으로부터도 섬세하게 도주하는 과정으로서

이 과정이 다시 파시즘이 되는 것은 아마도 소수자-되기에 대한 최악의 오해의 결과일 것이다


작성자 신지영, 나와 타자, 가족커뮤티니의 개념들 관계편, 2023273~81쪽 수록된 원고 일부 발췌

대문 이미지 : 르네 마그리뜨, The lovers, 1928년, oil on canv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