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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지성 In&Out http://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103
자세히보기철학잡지 NOWHERE 제11호(2025년 9월호)가 발간됐습니다. NOWHERE는 경상국립대 철학과 소속의 대학원생들과 연구자들이 모여 발간하고 있는 철학잡지로, 매년 3월과 9월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종이책자는 철학과 사무실에서 무료 배포되고 있으며, 개별 기사들은 학과 홈페이지 NOWHERE 게시판에서 하나씩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이번 호에는 아래와 같은 글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일상공감황우성 / 나만의 세계를 세우려는 시도에 대하여이지수 / 사회 병리 현상을 감히 사회철학적으로 말해 본다면박경륜 / 고백 블로그리뷰강지연 / 돌봄을 생각하다, 『우리에겐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하다』를 읽고윤준식 / 인공지능 시대의 철학 나침반, 『이것이 기술윤리다』인터뷰차봉석, 장세훈, 이주희 / 연구의 시작, 그럴듯한 직관: 사유의 갈증, 문성균의 길심층연구이수진 / 『빤짜스깐다까비사샤』에 보이는 스티라마띠의 물질에 대한 경량부적 이해이무영 / 데카르트와 내감의 동요카툰차봉석 / 4차원의 벽, 밥보다 간식파철학의 시선박대윤 / 혁명의 방식: 매트릭스3 레볼루션NOWHERE의 목소리함께 해주세요!현자들의 고매한 정신에만 피어났던 철학이 아닌 어디에도 없었지만, 지금 여기 피어난 새로운 철학을 위한 NOWHERE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후원계좌 카카오뱅크 7979-81-07452발행일 2025년 09월 01일발행책임 류재한편집위원 이주희, 임미경, 차봉석, 류재한
자세히보기2025년 1학기 고전스터디 정동욱 교수님 팀은 톰 치버스의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김영사, 2025)를 함께 읽고 토론했는데,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참여 학생들의 서평을 공유합니다.책 소개이 책은 베이즈주의를 소개하고 옹호하는 책으로, 베이즈주의란 확률을 빈도 대신 합리적 믿음의 정도로 이해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확률은 개인이 앞서 설정했던 확률(사전확률)을 새로운 증거에 기초해 갱신한 결과(사후확률)이다.책의 1장에서는 베이즈주의의 역사를 소개하고, 2장에서는 심리학계의 재현성 위기(replication crisis)를 출발점 삼아 빈도주의 통계학과 베이즈주의 통계학을 비교 평가한다. 3장에서는 베이즈주의 지식 이론과 결정 이론을 소개한 후, 4장에서는 실제 인간의 추론이 베이즈주의를 따르지 않는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들에 맞서, 베이즈를 따를수록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베이즈 뇌" 가설을 소개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증거에 기초하여 확률을 갱신하는 베이즈주의처럼, 우리의 뇌는 세계에 대한 모델을 만들고, 감각 신호를 토대로 모델을 끊임없이 갱신하며, 우리가 실제로 지각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추측하는 세계에 대한 모델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베이즈 뇌 가설은 착시, 우울증, 조현병 등 다양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다.베이즈주의와 얽힌 과학적, 철학적 논쟁들과 베이즈주의가 가진 장점과 잠재력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기에, "도대체 베이즈주의란 걸 내가 왜 알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유익한 답을 제공하는 책으로 생각되며, 스터디 참여 학생들은 여러 주제들 가운데 베이즈 뇌 가설을 소개하는 5장을 가장 인상깊게 읽은 듯하다.학생들의 서평이유준(24학번)이번 학기에 고전스터디를 통해 톰 치버스의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를 읽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는 ‘이 책을 읽으면 세상을 예측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표지에 나와있는 베이즈 정리는 도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1장을 들어가면서 읽기 전에 궁금했던 베이즈 정리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다루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베이즈 정리가 누가 만들었고, 어떻게 하다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베이즈주의가 어떤 과정으로 발전되고 지금까지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이 1장의 내용과 들어가는 글 내용을 읽고 나니 확실히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아는 것과 동시에 베이즈 정리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스터디를 하면서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베이즈 정리에 대한 내용을 들으면서 2년 전에 고등학교때 배웠던 확률과 통계랑 비슷해서 상당히 재밌었다.2장을 들어가면서 과학에서 베이즈주의에 관련된 논쟁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의 내용을 읽으면서 가설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논문이 철회되고 받아들여지는 여러 논쟁들이 흥미로웠다. 특히 초능력 부분에서 빈도주의자와 베이즈주의자간의 논쟁은 정말로 흥미진진했다. 베이즈주의에서는 사전확률을 다루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또 빈도주의자는 주어진 증거에 더 집중을 한다고 말하는 이러한 싸움은 베이즈 정리에 더욱 빠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이 든다.3장, 4장을 읽으면서는 마치 이 책이 교양 서적이 아닌 새로운 베이즈 신도자를 만드는 하나의 교주라고 느낄 정도로 우리 주변의 다양한 곳에서 베이즈 정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터디를 하면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자가 계속 베이즈주의자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장에서 웨이슨 선택 과제를 직접해 보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로 다시 제시했을때 바로 정답을 맞추는 경험을 하니 바로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사진을 직접 보여주는 것은 독자가 읽을 때 좀 더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였다고 생각이 든다. 거기에 더해 몬티의 난감한 거래도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생각과 다르게 답이 나오고 이를 통해서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아주 흥미로웠다.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인간의 뇌와 베이즈주의를 다루는데, 여기서 진정한 베이즈주의에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네커 입방체’과 체스판의 그림자, 흑백 소 그림 그리고 THE&CAT의 해석 등 우리가 평소에 인터넷에서 신기한 현상이라고 접할 수 있는 부분이 베이즈적인 작용인 것을 아니 세상이 새롭게 보였다. THE CAT. 두 단어의 두 번째 글자는 동일하지만, 앞의 글자는 H로 읽히는 반면, 뒤의 글자는 A로 읽힌다.뒷 부분에서는 베이즈주의를 조현병에 적용하였는데, 수업에서 배웠던 생물학적인 관점이 아닌 베이즈 관점으로 보았을때 그저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사전확률이 낮은 사람인 것이 무척 신기했다. 그리고 여기서 더해 우울증도 이러한 베이즈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을 때 심리학에서 배웠던 로저스의 인본주의가 떠올랐다. 로저스의 인본주의에서 인간에게 모두 잠재력이 있다고 본 것처럼 베이즈주의도 일반인과 우울증, 조현병 환자가 ‘사전확률’에서만 다를 뿐 큰 차이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이 책을 다 읽으면서 그리고 스터디를 마치면서 시작하기 전과 다르게 하나도 몰랐던 베이즈주의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빠져있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스터디를 성실히 참여를 못했던 부분에서 죄송하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다같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통해 다른 책을 찾아 읽고 싶다는 동기를 만들어주었고, 종강을 하고 시험이 끝나게 되면 여유로운 방학동안 이번 스터디를 통해 관심이 생긴 것과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안송현(24학번)이 책은 제가 베이즈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알고 싶어서 정동욱 교수님에게 신청하였습니다. 정동욱 교수님은 그러하여 베이즈주의가 무엇인지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베이즈주의의 입문서 책을 선정하여 저희는 고전스터디를 하게 되었습니다.이 책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은 저자 톰 치버스의 책으로 베이즈주의 입문서와 같은 책이다. 책의 설명 글에서 “베이즈 정리로 알아보는 예측의 과학, 수학 지식 없이도 이해하는 빅데이터 시대의 필수 교양”이라고 써져있다. 이걸 보면 베이즈 정리의 입문서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그래서 베이즈주의, 베이즈 정리가 무엇이며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인가 했을 때 저자 톰 치버스는 “삶을 게임에 비유하자면 체스가 아닌 포커다. 체스는 완벽한 정보가 주어지며 원칙적으로 ‘해법’이 있지만, 포커를 칠 때는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공식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베이즈 정리는 확률을 나타낸다. 확률이란 우리가 가진 증거에 비추어 어떤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조건부확률의 한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베이즈 정리도 그런 조건부확률에 대한 것인데, 한 발 더 깊이 들어간다. 공식의 의미를 풀어 말하면 다음과 같은데. 사건B가 일어났을 때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A가 일어났을 때 B가 일어날 확률에 A자체의 확률을 곱하고 B자체의 확률로 나눈 것과 같다. 베이즈 정리. A의 확률은 증거 B가 주어지고 나면 위의 공식에 따라 사전확률 P(A)에서 사후확률 P(A|B)로 갱신된다.베이즈주의는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이론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고는 할 수 있다. 일단 베이즈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모든 곳에서 베이즈 정리가 보인다. 톰 치버스는 이 책을 그러하여 독자의 눈을 베이즈 시각으로 눈을 틔워주는 것이라고 말한다.위와 같이 베이즈주의, 베이즈 정리에 간략한 소개를 하고 나는 이 책을 보고 난 후 톰 치버스의 목적이 이루어 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주의 깊게 읽으며 관심이 갔던 부분이 있다. 이걸 소개해보면, 베이즈 우울증 모델의 설명에 따르면 우울증은 부정적인 믿음의 사전확률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부정적인 믿음의 예로는 자기가 나쁜 사람이라거나 무력하다거나 모든 것이 엉망이라는 것 등이 있다. 우울증의 원인도 그런 것일 수 있다. 이를테면 ‘나는 형편없는 사람이고 다들 나를 싫어한다’ 같은 참되지 않은 믿음의 사전확률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다. 이렇게 베이즈 우울증 모델의 설명을 써보았다. 우울증은 우리 지금 현대 사회에 젊은 사람이 많이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이라고 알고 있다. 이 우울증이 참되지 않은 믿음의 사전확률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인걸 알려준다면, 또 베이즈 적으로 설명 가능하여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현대 사회의 고질병을 좀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구절을 유심히 보고 관심이 많이 갔던 거 같다.정동욱 교수님과 고전스터디를 하며 이번에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수학적 지식이 얇은 나로써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정동욱 교수님의 설명과 스터디를 듣는 대학원생 천시은 선생님과 학부생 김윤하형 학부생 이유준 과 같이 노력을 하여 이해를 했다. 이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를 읽으며 베이즈주의적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구나 느꼈으며 베이즈 정리의 개념과 논쟁점, 철학적 의미 등을 경쾌하게 풀어내어, 세상을 보다 합리적으로 보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책 구절을 빌려 말하자면, 한 마디로 ‘참’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믿음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신뢰해야 할 믿음이다. 김윤하(22학번)톰 치버스의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예측’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 저널리스트로서의 명확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통계학, 확률, 머신러닝, 베이지안 추론 등 현대 예측 모델의 핵심 개념들을 실제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예측이라는 도구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 전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까지 담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가 있다.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무의식적으로 예측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준다. 예컨대 날씨 예보, 스포츠 승부 예측, 주식 시장, 범죄 예방, 심지어는 전염병 확산 예측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점점 ‘알고리즘의 눈’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다. 저자는 특히 베이즈 추론을 중심으로 한 현대 예측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예측이 인간의 가치 판단이나 윤리, 감정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예측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치버스는 예측의 한계, 오차 가능성, 인간의 편향이 어떻게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치는지 냉정하게 짚어낸다. 우리는 ‘정확도 90%’라는 수치에 쉽게 매혹되지만, 그 속에 어떤 데이터가 쓰였는지, 어떤 가정 위에 세워졌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AI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범람하는 시대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경고로도 읽힌다.결국 이 책은 단지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는 선언이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불확실성 속에서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탐구이다. 철학을 전공한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은 기술적 담론에 철학적 깊이를 더하고, 통계와 알고리즘을 인간적 통찰로 엮어내는 훌륭한 시도였다. 예측 가능한 세계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세상으로 향할 수 있을지는 결국,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흥미로웠던 것은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보여주는 ‘착시현상’에 대한 설명이었다. 우리는 보통 착시를 시각적인 오류로만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의 뇌는 불완전한 정보를 담아내는 것을 기피하기에 최대한 어떤 것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인지에 대해 예측하는 베이즈 사고랑 다를바가 없다는 것에 대해 신성한 충격을 받았다. 특히 체커 그림자 그림에서 나오는 체스판에 등장하는 A와 B의 칸 색깔은 서로 같은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의 반응은 다르게 보인다고 반응하니 말이다.체스판 그림자 착시. A와 B는 동일한 색이다.예측은 불확실성을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도 합리적으로 사고하려는 노력임을 일깨운다. 특히 내가 흥미로웠던 착시현상의 사례처럼, 인간이 가진 직관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보완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이 책은 철학을 전공한 나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왜냐하면 여기서 다루는 예측, 데이터, 착각, 오류의 문제들은 결국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는가’라는 오래된 철학적 질문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현대 사회에서 데이터는 새로운 권력이며, 예측은 새로운 통찰의 도구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한 번은 읽어야 할 철학적 안내서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는 이 도발적인 선언은, 결국 우리가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한 겸손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천시은(대학원 25학번)이 얼마나 파격적인 제목인가. “모든 것은 예측 가능” 하다니. 이걸 읽으면 세상 사는 게 조금은 편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러나 목차를 지나 딱 한 장 뒤, 숫자와 기호, 수식이 나를 반겼다. 아, 역시 수학이구나. 과학철학 책을 읽으며 베이즈 정리의 수식을 맛본 바 있지만 덜컥 겁부터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랜 세월 숫자를 멀리하며 살았던 버릇은 이대로 책을 덮어버릴까 고민하게끔 만들었다. 조금 다른 얘기를 곁들이자면, 수학과 과학이라는 소위 이과 학문은 쳐다도 안 보고 살았던 내가 불쑥 과학철학을 전공으로 삼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담하고 용감한 일이었다. 그래, 그런 용기 있는 선택을 한 대가로써 이 확률 책—교양서에 불과하지만—을 읽어야 하는 것은 내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작은 언덕이었다.그렇게 마음을 다 잡고 읽어 내려간 책은 생각보다도 더 많은 숫자의 향연이었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다. 세상을 이런 방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면서 또 다른 눈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베이즈주의와 빈도주의의 전쟁, 과학이라는 학문에서의 다양한 활용, 결정이론과 일상에서의 베이즈, 그리고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뇌까지, 우리에게 베이즈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었다. 베이즈정리의 매력을 꼽자면 빈도주의와 달리 ‘이런 데이터가 나왔을 때 가설이 옳을 가능성이 얼마인가?’를 묻는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주어진 가설이 옳을 때 이런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을 묻는 빈도주의의 방식보다 더 타당해 보인다. 가설에 대한 질문은 애초에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즉 가설을 기준으로 데이터가 나올 확률을 묻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준으로 가설을 평가해야 한다. 질문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적어도 나의 직관은, 무언가에 대해 고민할 때 ‘가설이 맞다면’을 가정하는 방법이 아니라 ‘가설이 맞을까?’를 직접적으로 묻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점은—아이러니하게도 숫자와 기호들의 향연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첫 마음과는 달리—세상을 수치와 기호로 환원해 바라보는 그 태도였다. 요즘은 종종 너무나 ‘인간’적인 이 인문학에 종종 피로를 느낄 때도 있다. 수학과 확률에서는 인간다움을 찾을 필요가 없다. 수치와 기호로 모든 세상을 환원하여 설명하는, 그러니까 ‘인간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 수학, 과학, 논리학 등의 매력이라고 느끼곤 한다. 철학 책은 결국 그 책을 쓴 인간에 대해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 많은 관념과 가치, 정신들에 지쳤을 때 나는 이 책으로 위로 받았다. 이처럼 딱딱하고 실용적인 학문이라니! 그 누구도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뻔뻔하게 당위를 말하는 위선 없이, 세상을 수식으로만 파악하는 학문! 그러나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 그리고 베이즈정리를 찬양하는 그 편향된 저술 방식에서 톰 치버스라는 ‘인간’을 다시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몇몇 철학자들이 그랬듯 과학, 수학 같이 명백한 사실만 있을 것 같은 그 학문에도 뒤편에는 결국 인간이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베이즈주의자냐고 묻는다면, 아직 이 책 한 권으로 그들에게 완전히 포섭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베이즈주의자들이라는 그 공동체, 이상한 노래를 부르는 문화 속에서 박수 정도 쳐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굿즈들이 조금 탐나기도 하고.
자세히보기경상국립대 철학과 박사수료생 김광영님이 2025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사업 신규과제에 선정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2년)김광영, "생성형 AI의 인문고전연구 활용과 비판적 성찰: 부버 '나와 너'와 가다머 '지평융합'을 중심으로"
자세히보기매년 철학과에서는 교직과정 이수자를 두 명 선정합니다. 이 과정은 1학년 2학기까지의 성적(90%)과 면접(10%)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교직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4학년이 되면 교육 실습을 하게 되며, 이 실습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번에 4학년 이서형 학생(22학번)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지를 작성하여 보내주었습니다. 이서형 학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일지가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의 교생일지 이서형(22학번) 교직을 이수하는 학생은 4학년이 되면 교육 실습생이 되어 학교 현장으로 나가게 된다. 절대로 빼먹을 수 없는 필수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주로 5월 한 달간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도, 고민하는 사람도,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도 교생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 또한 선생님에 큰 뜻이 없었지만, 교생을 다녀오며 '아 선생님 한 번 해볼까?' 하고 고민을 할 정도였으니……. 보통 철학과에서 교직을 이수하게 되면 윤리교육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하여 도덕 등의 과목으로 교생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철학' 과목 자체만을 받아주는 학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수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교생에 나갈 학교와의 조율을 통해 도덕 등의 다른 과목으로 현장에 나갈 수 있다. 이것은 교생 전 조교님의 안내와 학교에 직접 전화를 해서 대화를 하면 되는 부분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협력학교가 아닌 학교를 선택할 시에도 직접 학교에 연락해서 확인해야 한다. 이것만 교생 나가기 전 2학기와 방학 중 해두면 3, 4월은 편하게 보낼 수 있다. 물론 4월에는 사범대 OT와 인문대학 OT를 듣고, 공결 신청을 해두어야 한다. 학교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그렇기에 이렇다고 하나를 짚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내가 간 학교는 협력학교였기에 11명의 교생 선생님이 있었고, 연수 등이 다양하며, 교생 선생님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고 하니, 학교에 도착하기 전까지 알 수 없으나, 협력학교 대부분은 교생 선생님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을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옷은 최대한 단정한 옷 위주로 입고 다니고, 필기구 등은 기본으로 챙기고, 유인물을 챙길 L홀더도 있으면 좋다. 각 학교의 OT나 처음에 학교에 가게 된다면 이렇게라도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교생실습일지 또한 미루지 말고 당일에 작성하도록 하자. 총 4주간 진행되는 실습이다.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1주차와 2주차에는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수업 참관과 연수, 그리고 교재 연구를 진행한다. 3주차부터 수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전부터 수업계획서를 준비하여 교과 지도 선생님께 충분한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4주차에는 공개수업이 예정되어있으니 가능한 연습 수업을 많이 하고, 공개수업을 하는 것이 좋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교실로 찾아가거나, 창체 시간 같은 담임 선생님 지도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지도 담임 선생님과 상의해서 진행하는 게 좋을 것이다. 교생에 나간다고 하면 떨리는 마음이 가득할 것이고,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막상 지내다보면 시간은 금방 가고, 끝나고 나면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느껴질 것이다. 학교 현장에 가기 전의 OT에서 교수님들은 “여러분이 평생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랑을 학생들에게서 받고 올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그랬다. 나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체육대회에서 응원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스승의 날에 편지를 주고, 수업에 집중해주고, 만나면 인사해주고 질문하는 그 모든 행동들이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나도 교생 선생님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좋은 수업을 해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단순히 한 달간 시간을 보내는 것이긴 해도 분명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교직을 이수하는 학생이라면 이미 숱하게 많이 들어왔을 이야기일 것이고, 선생님이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본인이 가르칠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 학생이 나에게 “선생님이 생각하는 정의는 뭐예요?”하고 물어왔다. 수업 중이기에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에게 오라고 이야기했고, 수업 뒷정리를 하며 교과서적 정의인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답을 했을 때, 학생은 “제가 본 책에서도 그렇게 나와 있었어요. 하지만 옳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니까 많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하고 말했다.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본인의 흥미는 끝난 것인지 바로 쉬는시간을 즐기러 갔기에……. 철학을 즐길 수 있는 친구가 될 것 같았다. 모든 것은 가벼운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법이니까.
자세히보기철학과 사무실(101동 404호) 안쪽에 있는 서고에는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숨어 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어 활용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문채영, 정성재, 이서형, 이승규 학생과 함께 6월 말부터 서고의 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학과 서고에 어떤 책들이 어떤 서가에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학과 홈페이지 내에 학과도서 메뉴를 신설하여 서고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입력해 두었습니다. 현재까지 전체 책의 3분의 1 정도인 1000여 권의 책을 입력했고, 게시판 내 검색이 되니 도서 검색을 해보기 바랍니다.특히 도서관 라벨이 붙어 있는 책들은 한군데에 모아 청구기호 순서대로 정렬해 두었습니다. 이 책들은 서고 문을 열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있는 명당자리에 배치해 두었으니, 찾아보기 좋을 거예요.한편 책들을 보기 좋게 배치할 서가를 확보하기 위해, 빽빽이 들어차 있던 수많은 학술지들을 서고에서 빼냈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학술지 논문을 온라인으로 다운받아 읽다보니, 학술지 인쇄본은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버려도 되는 물건인지를 천천히 검토하기 위해, 일단은 정동욱 교수 연구실에 쌓아두었습니다.아래는 열심히 작업 중인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제 학과 도서 대출을 원하는 분은 학과도서 메뉴에서 책을 검색하여 책의 서가 위치를 확인한 후, 학과 사무실 내 서고에 방문하여 대출장부를 적고 대출하면 됩니다. 그러면 앞으로 잠자고 있던 학과 도서들이 많이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자세히보기지난 5월 23일 경대뉴스에 정동욱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가 실려 이곳에도 옮겨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원래의 기사를 일부 수정하여 옮겼는데, 기사 원문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고도화된 인공지능 시대, 철학은 여전히 필요한가?https://www.gnu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944321세기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현재 인공지능은 의료분야, 제조업, 자동차 산업, 크리에이티브 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및 사용되고 있다.그렇다면 고도화된 인공지능 시대, 과연 여전히 철학은 필요한가?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우리 대학 철학과 정동욱 교수를 만나보았다.21세기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시대에서 철학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과학, 민주주의 등 새로운 것이 도입될 때마다 철학이 모종의 역할을 해왔어요. 그것이 무엇인지, 수용할 만한지, 수용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규제의 원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죠. 새로운 과학 지식이 막 태동하던 시기에 철학은 기존의 과학 지식과 전혀 다른 과학적 연구 방법이 들어왔을 때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당화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당화를 주장하는 사람과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죠. 또, 옛날 왕정 시대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것처럼,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려고 할 때, 그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야 해서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에요""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도입될 때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겠죠. 인공지능이 도대체 무엇인지, 항상 효율적인 해답을 낼 수 있는 건지,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건지, 수용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요. 철학도 조금씩 변하긴 하지만, 커다란 변화보다는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는 거라고 생각해요"요즘 청년들의 주된 관심이 이공계에 치중되면서, 철학과 같은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가장 먼저, 걱정과 관심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정말로 관심이 이공계에 치중된 게 맞을까요? 물론, 내가 철학 전공해서 과연 직장을 잘 구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죠. 하지만 관심은 전혀 다른 거예요. 전 오히려 철학과 같은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철학 전공을 하지 않아도 철학에 관심 가지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그리고 철학 전공을 하려는 사람도 아직 많이 줄진 않은 것 같고요. 한국에선 일반적이진 않지만, 외국의 경우 복수전공으로 아주 인기 있는 학과예요. 따라서 관심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경상국립대 철학과 정동욱 교수는 과학철학, 서양근대철학사를 연구 및 강의하고 있다 / 사진 남향지 기자인공지능이 인간 생활의 복잡한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해 주는데, 왜 철학을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해야 할까요? 또, 철학을 통한 비판적 사고가 AI 시스템 사용과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을 바라보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예를 들어, 몸이 아파서 A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암이라는 진단을 내렸어요. 보통의 환자들은 심각한 진단을 받으면 다른 병원에 가보죠. B 병원에 갔더니 이 의사는 A 병원 의사와 다른 진단을 내렸어요. 그럼, 최종적인 결정은 내가 내리는 거예요. 아무리 전문가가 나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어떤 치료를 받을지에 대한 결정권은 본인에게 있으니까요""이처럼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려면 결국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해요. 인공지능 잘 쓰면 유용하죠. 그런데 인공지능을 잘 쓰려면 얘가 뭘 잘하는지 알아야 하고, 적절한 용도로 사용해야 해요. 나아가서는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를 평가해야 하죠. 그런 측면에서 비판적 사고가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철학적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철학적 문제는 많이들 이야기하는 자율성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인공지능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은연중에 인간의 자율성을 빼앗기게 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죠. 예를 들어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그것이 제공해 준 것 중 하나를 선별할 수 있어요. [원칙적으로] 선택권은 나에게 있는 거죠. 챗GPT는 비서처럼 도움을 주는 것에 불과해 [보입니다]. 결국 어떤 일을 할 때나 시험 또는 과제를 할 때 그 책임은 여전히 나에게 있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원칙적으로는 내가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의존이 계속 강화되다 보면 종국에는 내가 과연 선택이란 걸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도는 시점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더구나] 인공지능 도구가 꼭 그런 [추천만 하는] 방식으로 쓰이진 않아요.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마음대로 핸들을 꺾고, 엑셀,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그것의 추천에 따라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에요. 선택권을 위임을 해버리니까요. 그런 위임을 했을 때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인공물과 관련된 전통적인 책임의 문제와 달리,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에는 사용자도 자동차 회사도 아닌, 자동차 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요"정동욱 교수 연구실에서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 남향지 기자인공지능 시대에 철학이 여전히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사실 별로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해요. 철학은 크게 변하지 않아요. 철학은 원래 하던 역할을 계속하는 거예요. 철학이 원래 하던 일이라고 하는 게 우리가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을 법한 질문과 답을 하는 거거든요. 평소에는 작고 구체적인 관심거리에 대한 질문들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철학을 할 때는 그것보다는 더 크고 일반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려고 노력하죠.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그걸 믿지 않고는 살아가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거예요""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철학을 탁상공론이라고도 하고,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한 것들을 드러내고,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요. 그걸 드러내지 않으면 비판조차 할 수 없거든요. 결국에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교정할 기회를 마련하고, 교정할 수 있도록 하고, 혼란스러운 일들의 체계와 질서를 확립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철학의 역할로 여겨져 왔죠"인공지능의 발전이 앞으로의 교육과 학문 연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 모두 있겠죠. 긍정적 영향은 내가 무지한 영역이 있을 때 쉽게 도움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인공지능이 없을 때는 비전문적인 영역에 대해 어떤 걸 찾아보고,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도 막막했었죠. 하지만 인공지능 등장 후 내가 취약한 분야에 대해 압축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니 새로운 영역에 진입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잖아요. 전문 분야에서는 아이디어 생성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실제로 저도 번역 관련 일을 하거나, 외국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 인공지능을 자주 사용해요""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은 아주 많아요. 학생들은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훈련해야 합니다. 철학을 포함한 여러 학문은 어떤 전문적인 자료를 읽고, 어떤 주장을 하는지,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의심하고, 정확히 캐치한 다음 논증의 설득력을 평가해야 하죠. 결국 모두 자신이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훈련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되면 그런 능력을 얻기 어려워지는 거예요. 그리고 그런 능력을 얻지 못하면 인공지능이 헛소리하더라도 의심하거나 평가할 수 없죠. 물론 우리는 시간과 자원의 제약에 따라 매번 모든 것을 의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의심만 적절히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근데 그런 훈련을 인공지능이 많이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해요"경상국립대 철학과 정동욱 교수 / 사진 남향지 기자마지막으로 고도화된 인공지능 시대에 철학이 미래 세대에게 어떤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요? 철학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교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철학은 자신의 지성으로 판단을 내리고 그에 책임을 지겠다는 결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위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의 지도를 받는 나약한 미성년자가 되기보다, 인공지능을 이용하되 스스로 판단하며 책임지는 어른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세히보기제 1회 철학과 사진 대회 의 수상작을 소개합니다.은 철학과 학생들의 시선이 머무르는 순간을 포착하고 함께 그 의미를 공유하는 행사입니다.이번 의 주제는 '청춘(봄)'과 '낭만'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회에 참여하여 각자의 시선을 담은 멋진 사진을 출품해주었습니다.시상은 각 주제 별로 이루어졌으며, 수상작은 인스타그램 좋아요 수 70%와 학과장 교수님의 심사 30%를 합산하여 선정하였습니다.그 밖에 철학과 학생회에서 선정한 '개그상'을 포함하여 총 세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청춘(봄)' 부문에는 정진하(23학번), '낭만' 부문에는 박신우(25학번), 개그상으로는 최미애(23학번) 학생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아래는 학생들의 작품과 사진에 대한 설명입니다. 학생들의 사진을 함께 감상해주세요!청춘(봄) : 정진하사진 설명정진하 : 이 사진 속 장소는 저희 학과 전공 강의실 101-234호입니다. 모두가 책에 집중하고 있을 순간 시험을 준비하려 장소를 옮겼을 때 보게 된 풍경입니다. 매번 바쁘게 지나쳤던 강의실에서 이런 고요한 순간을 마주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수업을 듣던 익숙한 공간이 이 순간 만큼은 전혀 다른 풍경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공간과 그곳에서 스쳐가는 수많은 찰나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낭만 : 박신우사진 설명박신우 : 해당 사진은 2023년 여름, 친한 동기들과 수해복구 봉사를 나갔을 당시 사진입니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오는 이상한 날씨에 하루종일 진흙밭을 기어다니며 잔해들을 정리하는 고된 일이었지만, 다들 사람을 도우며 살겠다는 마음으로 한 곳에 모여 청춘이란 이름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빗물에 밍밍해진 도시락조차 정말 맛있었고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도, 진흙밭에 넘어져 흙투성이가 되어도 그저 즐겁고 함께할 수 있어서 좋을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청춘에 가진 것은 체력에서 오는 여유, 도전할 수 있는 시간, 항상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겠죠. 경상국립대 철학과 학생들이 이를 잘 활용해서 언젠가 힘들 때면 아름다운 기억들로 가득한 청춘을 돌아보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만한 그런 시간을 보내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개그상 : 최미애사진 설명최미애 : 사실 '청춘(봄)' 부문에 출품했던 사진인데, 개그상으로 뽑히게 될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 도착했지만 10분도 채 공부하지 못하고 4시간 내내 열심히 잠만 자다가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 있어 청춘의 시간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배운 내용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모든 순간입니다. 철학 공부는 언제나 스스로와 함께 싸우는 힘든 과정이지만 이 노력이 쌓여 부족하지만 조금씩 저만의 생각과 관점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철학과 전공 수업과, 복수 전공인 사회학과 공부까지 소화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커피로 식사를 대신하고 언제나 밤을 새면서 공부하다가 결국 몸이 버티지 못하고 잠에 들었던 상황이었는데, 우리 후배들은 꼭 건강 챙기면서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돌아보니 제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지만 학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네요!
자세히보기지난 6월 20일 금요일 철학과 종강총회가 진행되었습니다.인문대학 102동 217호에서 진행된 이번 종강총회는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추억을 다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학생회 부원들은 그동안 지출한 학생회비 사용 내역 등을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다음 학기에 진행될 학과 행사를 간략히 소개했습니다.모두 즐거운 여름방학 맞이하기를 바라며 2학기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철학과 종강총회
자세히보기지난 6월 4일 수요일 인문대학 102동 217호에서 2025년 논술트랙 고전스터디 성과공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2025년 1학기에도 다양한 주제의 스터디가 진행되었고, 한 학기 동안 최선을 다해 연구한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철학과 논술트랙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2007년부터 개설되어 운영 중입니다. 1)인문학 관련 분야 및 중등 교육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논술 전문 인력 양성 2)철학과 졸업생들의 각종 취업 및 진학을 위한 비판적 사고 및 논술 능력 증진 3)논리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의 습득 및 체화를 통한 직장/직무에서의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 증진 2학기에도 다양한 주제의 스터디가 진행될 예정이니,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2025년 1학기 논술트랙 고전스터디 신지영 교수님 – 박정태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김형석 교수님 – 맹자 강독(윤독) 김남중 교수님 – 헨리 시지윅 『윤리학의 방법』 정동욱 교수님 – 톰 치버스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 진단검사에서 뇌의 작동 원리까지, 세상을 설명하는 베이즈 정리의 놀라운 힘』 이영진 교수님 – 산스크리트 문법 『산스크리트 입문 I II』 류재한 선생님 – 장 자크 루소 『인간 불평등 기원론』 이철우 선생님 – 칸트 『도덕형이상학정초』고전스터디 이외에도 '개척학기제'를 통해 이상형 교수님의 지도 아래 진행된 '21세기 공화주의와 시민적 덕성'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성과공유회 발표자 및 발표 주제 양지원(24학번), 이수나(22학번) : 바가바드 기타 게송 낭송과 해설 (이영진 교수님) 박원민(영어영문학부 18학번) :「카사블랑카」를 통한 들뢰즈의 구조주의 개념 ’대상=x‘ 분석 (신지영 교수님) 백근우(석사과정, 24학번) : ❮맹자❯ 양혜왕 하 8장 직독직해 김형석 (김형석 교수님) 김윤하(22학번) : 인간 행동의 알고리즘: 예측 가능성에 대한 탐구 (정동욱 교수님) 이유빈(23학번) : 행복한 야만인 (류재한 선생님) 강우인(25학번) :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이철우 선생님) 백인혁(21학번) : 21세기 공화주의와 시민적 덕성 (이상형 교수님) 성과공유회 사진 이수나 양지원 박원민 백근우 김윤하 이유빈 강우인 백인혁 최근 승인된 예술과 철학 마이크로디그리를 소개하고 있는 신지영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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