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국립대 곽우석 교수, 환경DNA로 진해만 대구 산란 촉발 임계수온 규명
- 3년간 바닷물 속 환경DNA 추적…수온 10.3℃ 이하에서 산란 이동 급증하는 '문턱 효과' 확인
- 산란 절정기 환경DNA의 95~97%가 수심 15~24m 심해 구역에 집중
- 실시간 수온 감시 기반 산란 예측으로 정교한 자원관리 근거 마련
경상국립대(총장 권진회)는 해양생명과학과 곽우석 교수가 국내 최대 대구(Gadus macrocephalus) 산란장인 경남 진해만에서 3년간 환경DNA(eDNA, Environmental DNA)를 추적해, 수온 10.3℃를 기점으로 대구의 산란 이동이 급격히 늘어나는 임계수온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실시간 수온 감시만으로 산란 시기를 1~2주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실용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남 진해만은 국내 최남단이자 최대 규모의 대구 산란장으로, 그 사실은 1936년 문헌에도 기록돼 있다. 대구잡이는 1949년 한 해에만 어획량 1만 톤에 이를 만큼 성행했으나 남획 등의 영향으로 1994년에는 대구가 이 해역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자원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진해만 대구는 다시 지역 어민들의 대표적인 겨울철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곽우석 교수의 선행연구(2011년)에 따르면 진해만 대구는 국내외 다른 대구 집단과 유전적으로 뚜렷이 구분되는 독자적 집단이며, 미국 워 싱턴대학교와의 국제 공동연구(Fisher et al., 2022)에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RAD-Seq) 기법으로 이를 재확인한 결과 유전 다양성 지수가 0.42로 다른 집단(0.58~0.64)보다 낮고, 유효 개체수(세대를 이어가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번식 개체 수)도 443~1,777마리에 불과해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집단은 대구가 서식할 수 있는 수온 범위의 남쪽 끝, 이른바 '열(熱) 한계선' 부근에 위치해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수온 상승이 산란장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연구의 출발점이 됐다.
곽우석 교수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매년 11월~이듬해 3월) 매달 진해만 11개 정점(의 표층과 저층)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대구가 배설물·점액·정자·난자·조직 등의 형태로 물속에 남기는 극미량의 유전물질, 즉 환경DNA를 정밀 유전자 증폭(qPCR) 기법으로 검출했다. 그물이나 통발로 직접 잡지 않고도 바닷물 시료만으로 대구의 존재와 밀도 변화를 추적하는 비침습적 조사 방식이다. 기존 연구가 산란장 위치나 어획량 통계에 의존해 산란 시기를 간접 추정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환경DNA 농도 변화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산란 이동을 결정짓는 핵심 환경 변수가 수온이라는 점을 정량적으로 입증하고, 산란이 시작되는 임계수온(10.3℃)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통계 분석 결과, 수온이 10.3℃ 아래로 내려가는 지점을 기준으로 환경DNA 농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문턱 효과(threshold effect)가 3년 내내 일관되게 관찰됐다. 산란이 절정에 이르는 12~1월에는 환경DNA의 95~97%가 수심 15~24m의 특정 심해 정점들에 집중돼, 대구가 얕은 연안이 아니라 특정 심해 구역에서 집단적으로 산란한다는 사실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조업 자료와의 비교에서 어획량은 산란 절정보다 약 한 달 앞선 11~12월에 집중돼 있어, 아직 산란하지 못한 어미 대구가 먼저 잡혀나가는 구조적 문제도 드러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Quantitative Environmental DNA Reveals Temperature-Driven Spawning Phenology in a Genetically Distinct Peripheral Population of Pacific Cod (Gadus macrocephalu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Fisheries Oceanography》(IF 2.7, JCR FISHERIES 분야 상위 약 25%, 2024년 기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실시간 수온 감시만으로 대구의 산란 이동 시기를 1~2주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실용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활용하면 바다 전체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산란이 집중되는 특정 심해 구역을 핵심적으로 보호하는 정교한 자원관리가 가능해진다. 논문에서는 아직 산란하지 못한 어미 대구의 조기 어획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금어기를 11월부터 2월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장기적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곽우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닷물 속 DNA만으로 기후변화가 어류의 번식 시기를 어떻게 뒤흔드는지 정량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진해만 대구는 국내 대구 자원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유전자원이자 지역 어민들의 오랜 소득원인 만큼, 온난화로 산란장을 잃기 전에 산란이 몰리는 심해 구역을 정교하게 보호하는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논문 정보
·논문명: Quantitative Environmental DNA Reveals Temperature-Driven Spawning Phenology in a Genetically Distinct Peripheral Population of Pacific Cod (Gadus macrocephalus)
·단독저자: 곽우석
·게재지: Fisheries Oceanography
·Journal Link(DOI): https://doi.org/10.1111/fog.70060
·사진 설명: 곽우석 교수 및 경남 진해만 환경DNA 조사정점 지도(경남 진해만 환경DNA 조사정점 지도: 경남 진해만 환경DNA 조사정점 지도. 곽우석 교수는 2019~2022년 매년 겨울(11월~이듬해 3월) 진해만 11개 정점(의 표층과 저층)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대구의 환경DNA를 추적했다. 정점 1~9번은 수심 15~24m의 심해 정점, 정점 10~11번은 수심 13m의 얕은 연안 정점이다. 산란 절정기(12~1월)에는 환경DNA의 95~97%가 심해 정점(1~9번)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는 진해만의 한반도 내 위치)
담당 부서: 곽우석 교수 | 055-772-9152 | wsgwak@gnu.ac.kr